총평 : 생각보다 재미있다. 

 

아이템 : 대중적인 소재는 아니다.

1960년대, 혼돈의 대한민국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두 남자의 이야기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수요가 있는 소재는 아니다. 히어로적인 인물을 대변해 판타지를 실현해 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정적인 톤을 가진 역사극이다. 무거운 전개를 좋아하는 특정 타깃에게는 반가운 드라마일 수 있겠으나 대중적으로 다가가기는 어렵다. 

 

캐릭터 : 주인공은 김산인가. 

<삼식이 삼촌>이 5화까지 말하고 있는 것은 ‘김산’이다. 드라마는 김산이 삼식이 삼촌과 손을 잡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바꿔보고자 하는 결심의 과정을 5화 동안 차근차근 보여준다. 1화에서 두 남자가 만나고, 2화에서 김산을 꼬시기 시작하고, 3화에서는 주변 인물들을 포섭하고, 4화에서는 이해관계의 시작, 5화에서는 본격적으로 목적을 같이한다. 요즘의 방식과는 다르게 꽤 느린 전개를 통해 ‘김산’이라는 인물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지루하지는 않다. 그저 김산의 표면적인 고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사회적 갈등, 외면적 갈등, 내면적 갈등을 유기적인 사건들을 통해 잘 보여주며 왜 삼식이 삼촌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지 굉장히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김산에 대한 빌드업이 탄탄하게 되어있어서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그에 반해 아직 삼식이 삼촌은 꽤 비밀스럽다. 그의 전략가적 능력도, 진심도 잘 드러나지 않았다. 김산의 진술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여준다. 제목은 <삼식이 삼촌>이지만 실질적 주인공은 김산처럼 보인다. 앞으로 전개될 본격적인 스토리에서 삼식이 삼촌의 포지션이 어떨지 궁금해지는데, 그저 김산의 조력자일지 아님 진짜 의도가 숨겨져 있는 인물일지 등을 지켜보게 될 것 같다. 

 

스토리 : 잘 정돈된 스토리 

첫인상은 별로였다. 1화에서 너무 많은 군, 정치, 깡패 조직의 인물들이 나오는데 설명이 꽤 불친절해서 어떤 대립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핵심이 모호하다. 또한 대사를 통해 정보가 없는 여러 인물과 사건들이 끊임없이 언급돼서 그 맥락을 놓치지 않고 집중력 있게 바라보지 않는 이상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1화 후반부, 삼식이 삼촌과 김산의 만남 이후 스토리가 정돈되기 시작한다. 삼식이 삼촌이 김산과 뜻을 함께 하겠다는 하나의 목표가 설정되고, 그 큰 줄기를 따라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회차마다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 직관적인 소제목을 따라가는 일관된 내용도 이해를 쉽게 만든다. 

 

다만 아쉬운 점은 현재와 과거를 드나드는 구성이다. 왜 굳이 지하벙커에 잡혀 들어간 김산이 삼식이 삼촌에 대해 진술하는 방식을 선택했는지 잘 모르겠다.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트리고, 장두식이 배신을 했다는 사실도 그렇게 놀라운 포인트도 아니었다. 시간 순서 대로 전개를 했어도 충분히 긴장감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