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집> 1-2부 리뷰

2024. 8. 16. 16:14

 

총평 : 한편의 추리소설 같은 드라마. 독특하지만 대중들에게 잘 먹힐까?

 

아이템 : 신선한 ‘고부공조’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앞세운 코믹스릴러라는 점에서부터 눈길을 끈다. 심지어 ‘고부갈등’이 아니고 ‘고부공조’다. 신선하다. 그리고 트렌디하다. 그동안 매체에서 고부관계는 주로 상하관계, 그리고 갈등의 소재로 많이 쓰였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능력 있는 두 여성이 거의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조금씩 견제하면서 이상적인 삶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한 사건을 계기로 공조하기 시작한다. 물론 탐탁잖은 공조일 것이다. 그 이상한 공조 사이에서 이어질 긴장감 있는 텐션도 그동안의 고부관계에서 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그림이다. 이런 아이템 자체의 매력도 뛰어나지만 그 안에서 통통 튀는 캐릭터들과 독특한 분위기가 더해져 완전히 새로운 국내 드라마를 만났다는 느낌이 든다. 

 

캐릭터 

1) 어울리지 않는 영원과 사강, 그래서 좋다. 

흠잡을 데 없는 교양 있는 며느리 영원과 카리스마 있는 괴짜 시어머니 사강의 조합이 참 독특하다. 고부 관계가 아니라면 절대 엮이지 않았을 반대 선상에 서있는 두 사람이다. 그래서 재미있다. 공통점이라면 자신들이 만들어낸, 그리고 이뤄낸 가정을 지켜내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는 점이다. 완전히 다른 두 캐릭터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동행하는 그림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영원과 사강의 조합은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된다. 더불어 영원의 고모님으로 나오는 인물도 분위기를 잘 환기시켜 주었다. 눈치가 없지만 어쩐지 밉지만은 않은 캐릭터로, 영원과 사강 누구와 붙어있어도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어준다. 

 

2) 탁월한 캐릭터 설정

영원의 직업은 심리상담가, 사강의 직업은 추리소설 작가다. 각각의 직업군 설정 자체도 신선하고 흥미롭지만, 드라마 안에서 인물들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알아내기에도 탁월한 조합이다. ‘가족+범죄’라는 소재 특성상 행동의 개연성을 주기에도 무리가 없고, 각 분야의 전문가 인만큼 자신들이 믿고 있던 사실이 뒤집혔을 때 인물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변화의 폭도 가장 드라마틱 할 설정이다. 

 

특히, 영원은 심리 상담 중에서도 ‘가족’ 문제 상담의 일인자다. 덕분에 그녀가 가지고 있는 ‘가족’의 의미가 수상소감의 형태를 빌려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것도 자연스러웠고, 주인공이 기획의도인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묻고자 함’ 그 자체를 지니고 있다. 영원이 생각하고 있는 ‘가족’의 의미가 결말에서는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가 된다. 

 

스토리 : 의문스러움 투성이

최근 방영한 여성 원톱 물 <하이드>, <원더풀 월드>, <멱살 한번 잡힙시다> 등에서는 모두 완벽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아내가 남편의 진실과 비밀을 알아가는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 집>은 시어머니와 공조한다는 점, 그리고 남편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진실을 알아간다는 스토리의 차별성 돋보인다. 

 

빠른 전개 속에서 의문스러운 인물들이 연달아 등장한다. 1화에서는 영원의 시아버지가 돌에 맞아 죽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고, 영원이 과거의 진실을 알아차리게 된다. 복수의 대상이 사라진 시점에서도 세나, 태오 등 수상쩍은 인물들의 등장은 영원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어쩐지 뻔하게 보이는 바람도, 게이도 아닌 것 같은데 과연 그들은 어떤 인물이고 서로 어떤 관계인지 예측이 어렵다. 드라마의 본격적인 시작을 위한 떡밥들이 흥미롭게 잘 던져졌다는 생각이다. 

 

인물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사건에 대한 궁금증도 자아낸다. 오프닝을 통해 보인 하얀 설산을 오르는 영원과 여유롭게 책을 보고 있는 사강의 만남. 불타는 건물과 가족사진의 모습이 교차로 보이며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진 것인지 흥미를 이끈다. 

 

다만 아직까지 ‘생활밀착형’ 코믹 스릴러라기에는 너무나 ‘극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정말 추리소설 그 자체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가족 구성원 자체도 특이하고 사건도 연달아 벌어진다. 어떤 점에서 생활 밀착형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잘 와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