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커넥션> 1-2부 리뷰

2024. 8. 16. 16:15

 

총평 : 잘 만든 드라마. 그런데 어쩐지 비호감인 주인공 재경.

 

아이템 : 강력한 후크

‘마약에 중독된 경찰 마약 팀 에이스’라는 강력한 후크가 흥미를 자극한다. 마약에 대한 문제성이 이미 공공연하기 때문에 대중들이 아이템을 받아들이기도 쉽고, 드라마가 줄 수 있는 메시지도 시의성 있다. 하지만 ‘마약’이라는 주제가 주는 피로감이 있어서 해당 주제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아예 외면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드라마를 열어보니 <커넥션>의 주된 주제는 마약이 아니고, 얽혀있는 우정이었다는 점에서 이후 시청자들의 유입이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추측을 해본다. 

 

캐릭터 : 재경, 응원할 수 있는 주인공인가

참 막무가내다. 2화 초반부까지는 재경이 마약에 중독되어 그 범인을 추적하고,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빠른 전개 속도와 행동력 있는 재경 덕분에 병원에서 긴장감 넘치고 경악스러운 장면들이 나와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그러나 협박을 당하고, 의문의 인물들에게 납치를 당한 증거도 있는데 혼자 덮어두고 CCTV가 있는 병원에서 난리를 치니 답답함만 가중된다. 경찰서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냥 팀장에게 보고하고 함께 수사하는 게 더 낫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준서의 장례식장에 찾아가서 막무가내로 부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경의 모습을 보면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부검을 막는 다른 친구들에게 공감이 간다. 

 

준서의 죽음을 파헤치려는 재경의 행동 명분은 ‘자신에게 마약을 투약한 범인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유일한 길이 아니고, 다른 선택지(경찰로서 수사)가 열려있어서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그 명분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는 것도 재경에게 몰입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주인공 재경을 응원하며 드라마를 보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화 후반부 재경과 준서의 학창 시절 특별한 우정, 주송의 죽음에 대한 의문 제기, 50억 보험금의 승계라는 굵직한 명분을 새롭게 부여하며 재경이 가진 캐릭터의 허점을 메꾸어 주었다. 이제 정말로 준서의 죽음을 파헤쳐야 하는 새로운 이유들이 생겼다. 반전의 재미와 동시에 캐릭터에게 개연성이 부여된 장례식장 장면은 좋은(꼭 필요한) 엔딩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 : ‘마약 경찰’ 아니고 ‘관계’의 이야기

처음에는 마약에 중독된 재경이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것이 핵심인 듯 보였으나 아니었다. 이미 그 범인은 ‘윤사장’이라는 인물로 밝혀졌다. 핵심은 <커넥션>이라는 제목처럼 ‘인물들 간의 관계’를 파헤치는 것이다. 마약을 단서로 20년간 이어진 변질된 우정의 전말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관계들이, 얼마나 예측이 안 가게 꼬여있고 서로 관련이 깊게 있느냐이다. 

 

<커넥션> 2화는 그 점을 적절하게 숨기고, 드러내며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준서의 부검을 두고 싸우는 장면에서는 인물들의 대립 구도나 상하관계 등이 대략적으로 보여지며 보는 이들이 관계를 추측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악인으로 보였던 태진이 미리 유언장을 봤는데도 그대로 발표하는 의외의 행동을 통해 태진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복잡성이 드러났다. 그저 선과 악으로 인물을 나눌 수 없고 모든 관계와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점이었다. 

 

아직 많은 것이 베일에 싸여있는 만큼 궁금증을 자아낸다. 재경와 준서가 틀어진 ‘그 일’이라 불리는 사건은 무엇인지, 지난 20년간 준서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재경과 윤진 외에 승계받은 1명은 누구인지, 재경에게 마약을 먹인 윤사장은 왜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 등. <커넥션> 2화는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재미도 잡으면서, 핵심 스토리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주고 다음 화를 보게 만드는 힘을 잘 보여주었다.